엄마 포기하지마!!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이 두가지 일을 하기에도 나에게는 벅차고, 힘들 때가 많았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다니지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다는 것에 항상 자격지심과 후회가 나를 괴롭혔다. 배움에 기회는 많았지만, 나의 안일함과 게으름 때문에 쉽게 대학의 문을 두드릴 수 가 없었다. 그렇게 큰아이가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고 둘째도 중학교에 입학하여 나에게 조금은 여유있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시 내안에 배움의 갈증이 꿈틀거리고 있을 때 세종사이버대학교 신입생 모집 공문을 접할 수 있었다. 학교의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덕에 학비의 50퍼센트를 장학 혜택으로 준다는 희소식도 있었다. 그때의 설레임과 기쁨이란!!
기쁨도 잠시,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근심이 밀려왔다. 하지만 오랜기간 내가 가졌던 소망이기에 용기를 내서 입학 인적성검사를 치렀고, 합격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입학식에 참석하고, 수강 신청하고, 첫 주 강의를 듣는 순간! ‘아 사이버대학도 만만한게 아니다’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항상 불길한 예감은 왜 적중하는 것일까?
첫 중간고사!! 그렇게 매일매일 열심히 강의 듣고 시험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는데, 첫 시험부터 머리가 텅 비어버린 것 같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당황한 나머지25문제인데 20문제인 줄 알고 답안을 제출해 버렸다. 서두르다 보니 첫 번째 시험부터 실수를 한 것이다. 한국어가 쉬워 한국어학과에 지원했는데 한국말이 이렇게 어려운줄 몰랐다.
그렇게 6과목 시험을 모두 마치고 ‘내가 이 나이에 무엇하러 이 고생을 하나?’ 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 그냥 가늘고 길게 살자!!’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나처럼 시험을 망쳐 낙심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궁금한 점과 응원을 아끼지 않고 조언하시는 담당 교수님의 글을 읽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또 결정적으로 큰딸 아이의 한 마디가 학업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대학교 1학년에 들어간 큰딸에게 “엄마 대학교 그만둘 거야” 했더니, 실망하는 표정으로 “엄마 포기하지마!! 이제 얼마나 됐다고 그래? 내가 집안일이고 많이 도와줄테니까 기말고사 준비 잘해서 좋은 학점 받아봐” 하면서 나에게 힘과 채찍질을 함께 주었다. 큰아이 보기에도 창피하고, 친정 식구들에게도 ‘나 대학 갔다’고 자랑했는데 여기서 그만두면 정말 웃음거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만 둘 때 그만 두더라도 이번 학기는 채우고 그만 두자’라는 마음으로 기말고사 준비를 위하여 강의를 더 열심히 들었다.
기말고사는 중간고사 보다 준비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실수도 안하고 수월했다. 결과도 평균 22점 이상 오른 만족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제 그만둔다는 생각보다 더 열심을 다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시작이지만 반을 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4년 뒤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여 졸업한 내 자신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4년 뒤 큰딸과 나란히 학사모를 쓴 내 모습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