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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수난시대②] 꼼수증여·일감몰아주기…제왕적 오너 경영의 병폐

date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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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BI.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갑질 논란’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가 된 업체 대부분이 오너의 제왕적 경영 체제로 친인척 비리 등 고질적인 병폐를 초래했다. 이들은 꼼수증여, 일감몰아주기 등 오너일가의 비윤리·탈법 경영 행태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 선 오너들은 나란히 회장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회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보여주기식 사임’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오너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독단 경영을 견제할 장치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꼼수증여, 일감몰아주기…오너일가의 고질적 병폐 초래
 
‘치킨 가격 인상 논란’을 촉발한 BBQ치킨의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은 증여세를 피한 ‘꼼수 증여’ 의혹을 받고 있다. 윤 회장은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 지분 대부분을 아들에게 넘겨주면서 세금은 고작 50만원만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2002년 당시 7살이던 아들 혜웅씨에게 치킨용 소스 등을 공급하는 ‘지엔에스푸드’의 지분 40%를 넘겼다. 이 회사는 윤 회장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지엔에스푸드는 내부 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우며 BBQ 지분을 사들였고, 2011년에는 BBQ의 최대 주주가 됐다. 그 결과 대학생인 혜웅씨는 지주회사인 제너시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혜웅씨가 납부한 세금은 미미하다. 당시 미성년자 공제에 따라 실질적으로 낸 증여세는 5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여 방식은 불법은 아니지만, 법망을 비켜간 꼼수 증여라고 지적하고 있다.


‘치즈 통행세 논란’에 휩싸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가족과 친인척을 위장취업 시킨 후 수십억원대의 ‘공짜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치즈 통행세 논란’에 휩싸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가족과 친인척을 위장취업 시킨 후 수십억원대의 ‘공짜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이 자신의 딸 등 직계 가족과 친인척들을 MP그룹 유령 직원으로 취업시키고 30억∼40억원 규모의 급여를 부당하게 제공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매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업체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50억원대의 이익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런 ‘치즈 통행세’ 관행에 항의해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신규 점포를 내자 치즈를 구매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들 점포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 공세로 ‘보복 영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  사진 | 홈페이지 캡처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빚은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도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으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실제, 기업 리뷰 사이트 잡플래닛에 직원들이 작성한 기업 리뷰 내용을 살펴보면 “지나친 군대식 문화와 오너일가의 말 한마디에 프로젝트가 없어지는 회사”, “전문경영인이 입사해도 한달후 마찬가지로 눈치보면서 근무를 하게끔 하는 이상한 기업방식이다”는 등 최 전 회장의 경영 방식에 대한 비판이 많다.  

◇무늬만 사퇴? 제왕적 경영 입지 여전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업체들의 오너들 대부분은 사죄의 의미와 조직 체질개선을 위해 회장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제왕적 경영 입지는 별반 달라진 게 없어 ‘여론 무마용 사임’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 전 MP그룹 회장은 ‘치즈 통행세 논란’ 등으로 회장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사내이사(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정 전 회장은 MP그룹 주식 16.78%(1355만7659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여전히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MP그룹 정순민 부회장 역시 부친과 같은 16.78%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부인과 딸 등 친족이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하면 정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48.92%(3953만931주)에 달해 MP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공고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 전 회장이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때문에 최 회장의 퇴진이 진정한 퇴진이 맞느냐는 의견도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현재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업체지만 아직도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대외적으로는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난 14일 이명재 대표를 선임,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약속했지만 과연 진정한 체질 개선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오너의 독단적 경영 견제 장치 마련 시급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부분 창업주인 오너가 경영을 도맡아하고 있다. 이같은 제왕적 경영 체제가 갑질, 편법 세습, 일감몰아주기 등 비윤리·탈법 행위들을 부추기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너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할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사적 소유물로 생각하는 오너들의 제왕적 경영 사고 방식이 결국 각종 논란을 낳고 있다”며 “오너의 말 한 마디에 기업이 좌지우지되는 체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어윤선 교수는 18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창업주인 오너들이 초창기 작은 점포부터 일군 회사가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프랜차이즈가 되다보니, 전문 경영인 마인드 보다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오너들이 이런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사업이 어느정도 확장되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서 회사를 조직적,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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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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