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내 나이가 70을 넘어 서서 보니 지난 세월이 너무나 빠르게, 정말 한여름밤의 꿈처럼 짧게 지나간 것 같다. 이제 내 시간의 여유를 가져 보려고 하니 지나간 세월이 아쉽다. 그러나 아쉬워만 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던 중 좀 더 보람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어언 52년이나 된 즈음에 세종사이버 대학이라는 곳에 문을 두드렸다.
간만에 졸업 증명서를 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나도 많은 세월이 흐른 느즈막 한 자락에 입학식을 하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니 20대에서부터 각기 다른 나이층의 학우들이 모여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처음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며 두려움을 안고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는데, 정말 그 말이 그 말 같고 도대체 감이 안 잡혀 과연 대학 생활을 이어 갈 수 있을까하며 망설이기를 여러 번 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새 중간고사가 시작되니 ‘에고, 큰일났구나, 시험이나 볼 수 있을까?’싶은 마음으로 시험에 접속해 답안 푸는데 진땀이 나고 있었다.
억지 춘양으로 답안전송을 하고 나니 또르륵 시험 완료!!
어쨌거나 시험은 보았구나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런 정도로 시험을 치렀으니 무슨 성적이 나왔으랴, 다음 날 아침 9시에 응시결과 창에서 확인한 점수 완전 실망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
울컥하고 눈물이 주체 할 수 없이 쏟아진다.
내가 왜 이 나이에 이걸 시작했을까 하고 후회가 된다. 그리곤 수화기를 들고 담당 교수님 연구실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부재중이신지 안 받으신다. 그리고 난 다음 다른 교수님 연구실로 전화를 했다
“제가 이렇게 해서 52년만에 시험을 치렀는데 이런 점수를 받았네요. 어찌하면 좋을까요?”
그런데 그 교수님의 대답에서 다시 용기를 얻어 잘은 못 보았지만 중간고사를 얼결에 마치니 엠티가 우이동 월벽 가든에서 열렸다. 난 사이버대학이라 해서 이런 행사는 있는 줄 몰랐다. 이것 역시 참석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면서 가 보았다.
많은 재학생 졸업생들과의 만남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레크리에이션, 오락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어색했지만 많은 분들과의 친숙함을 도모하는 자리라 나름대로 즐거웠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과제 제출도 해 보면서 아직도 강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또 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니 한 학기가 막을 내렸다.
앞으로 많은 시련이 닥쳐와도 이겨 내어 학업을 이어 가리라 다짐을 한다. 그리고 나에게 조언을 해주신 교수님 선배님 학우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