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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교수칼럼)BIM은 건축사사무소의 레버리지 ⑤ - BIM과 저녁이 있는 건축사사무소

date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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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학부 건축.도시계획학과 전재일교수님의 칼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링크에서 확인하세요. BIM은 건축사사무소의 레버리지 ⑤ - BIM과 저녁이 있는 건축사사무소 < BIM은 설계사무소의 레버리지 < 연재 < 기사본문 - 건축사뉴스 (a-news.kr)  


BIM과 저녁이 있는 건축사사무소

세종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부 건축·도시계획학과 전재일 교수

BIM은 건축사사무소의 레버리지 

① BIM, 그 오해와 진실
② BIM, 왜 두려운가?
③ 시공 BIM과 설계 BIM의 차이와 해결해야할 숙제
④ 소규모 건축사사무소 BIM 따라잡기
⑤ BIM과 저녁이 있는 건축사사무소

 설계업무의 디지털전환

제도판에 종이를 고정하고 샤프펜슬을 사용하던 일을 CAD를 사용하고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면서 일한다고 건축사의 설계업무가 디지털화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미 40년 전에 모두 디지털화를 이뤘다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디지털화는 디지털 도구를 넘어 일하는 방식, 프로세스의 진화를 의미한다. 소위 아나로그적인 ‘감(感)’으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숫자)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하여 그 결과를 도면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기준)을 받아들인 다면 누구 와도 편하게 야근 없이 설계를 할 수 있지만, ‘감’으로 설계를 해오신 분들은 그 ‘감’을 이해 못하는 발주처, 직장 동료, 직원들을 만나게 되면 설계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 완공된 건물을 통해, 건축주 뿐만 아니라 이웃까지도 따스한 아나로그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건축사가 ‘감’으로 설계를 진행해야 할 필요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개성있는 건축미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Herzog de Muron’, ‘BIG’ 등 유명한 해외 건축사사무소들은 지역건축사사무소들이 자신들의 ‘설계안’을 정확하게 시공도면으로 옮길 수 있도록 BI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감’으로 일하지 않는다.

‘감(感)’으로 일하는 것이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도면을 ‘그리는’ 일이다. ‘완공하면 이렇게 보이지 않을까‘ 하고 가정하면서 머릿속 가상의 건물로부터 투사된 가상의 그림자를 도면으로 옮기는 것이다. 우리는 BIM 이 나오기 전에 점토, 돌, 종이 심지어 CAD로도 그렇게 도면을 그려왔다. 그래서 같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도면을 그리는 사람의 상상력, 창의성, 개성, 친절의 정도, 속한 건축사사무소의 그래픽 스탠다드에 따라 다른 ‘도면 스타일’ 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디지털기반 설계작업은 3D모델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정보를 축척해 나가면서 3D모델 앞에 설치된 가상의 카메라를 통한 평면, 입면, 단면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개인의 상상에 맡긴 도면이 아닌, 객관적이고 정확한 도면이 설계를 진행해감에 따라 매일 조금씩 BIM으로 그려진다. 즉 ‘감’으로 성과물을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성과물을 만들어 낸다.

BIM소프트웨어에서 도면 작성을 위한 가상의 카메라들(자료제공=(주)어반플롯건축사사무소)


다른 예는 공간 또는 부재의 형태나 기능을 결정하는데 있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면적, 높이, 깊이, 폭 또는 창호의 개수 등을 ‘감’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한 연륜 있는 건축사일수록 능숙하게 설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디지털기반 설계작업은 3D모델에 내제된 데이터(숫자)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조건으로 필터링해서 산출된 근거 자료를 통해 공간이나 부재를 결정한다.

‘감’으로 실의 크기를 대략 정하고 CAD도면을 그려 나가다 나중에 면적과 높이를 계속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3D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실의 명칭, 넘버, 면적, 높이, 기능 등 룸데이터를 모니터에 띄어 놓고 확인하면서 설계를 진행한다.

3D모델링를 하면서 발주처가 요구하는 면적이 부족하거나, 방화구획의 최대 면적을 초과하거나, 복도의 유효 폭이 피난 기준에 부족한 경우, BIM은 정해 놓은 룰셋(rule set)에 따라 설계자에게 즉시 경고를 보낸다. 즉, ‘감’으로 일단 설계를 진행하고 반복 수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 초반부터 디지털 기반의 결정으로 설계를 진행한다.

모델링이 아닌 시트(sheet)부터

BIM을 통한 도면관리는 기존 CAD로 할 수 없었던 도면 작업량을 건축사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계획-중간-실시단계까지 이어지는 동안 각 단계에 필요한 시트들과 발주처 보고 및 건축인허가 신청을 위한 시트들까지 각 셋트(set)들을 구성하고 각 시트에 들어가는 3D 모델의 평면, 입면, 단면 뷰들을 미리 목업(mock-up) 할 수 있다.

제출 시기와 목적에 미리 도면 상의 표현되는 정보의 스케일과 레이아웃을 셋팅 하면 남은 시간을 3D모델링을 최대한 디벨롭(develop)하거나 수정사항을 반영하여 설계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급하게 도면을 제출하느라 발생하는 도면상 표기오류를 줄일 수 있다.

이에 반해 CAD기반 작업은 발주처의 요구로 끝까지 평면을 수정하게 되면, 연관된 입면, 단면, 확대도면들을 수정할 시간이 부족하고, 건축사의 상상력에 의지하여 기타 도면을 연동시키기 때문에 도면에 오류, 누락, 불일치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BIM설계는 BIM소프트웨어가 이 일을 담당하여, 건축사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설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Revit의 Project Brower와 Sheet의 Properties을 활용한 도면관리(자료제공=필자의 BIM특강 자료)
1인 1프로젝트 시대

모든 건축사사무소 오너의 꿈은 ‘직원 1인 당 1프로젝트’이다. 이미 소규모 건축사사무소는 실장 1명이 기획, 설계, 대관, 감리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지만, 과중한 업무로 퇴사나 이직율이 매우 높아 진정한 ‘1인 1프로젝트’ 라고 할 수 없다. 국내에서 흔히 목격하는 CAD 낱장별로 발주처를 대응하다 시간에 쫓겨 부정확한 실시설계를 납품하고, 설계 오류로 인한 현장 대응으로 일과시간을 다 보내고, 임박한 공사 때문에 야근으로 다시 도면을 수정하는 소모적인 일은 BIM을 100% 사용하는 미국 건축사사무소에서 사라졌다. 

필자의 몇 지인들은 대형건축사사무소에서 BIM설계의 가능성을 깨닫고, 개업하여 1인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면서 BIM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한 건축 협업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참고로 이 클라우드 서버는 웹하드가 아니라 BIM작업 서버로, BIM 3D모델링 및 라이브러리 작업에 익숙한 외부 BIM컨설턴트가 건축사의 지시에 따라 모델을 구축하고 수정하면 건축사가 필요한 부위를 연동(synch)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면을 생산하는 작업장이다. BIM컨설턴트가 파라메트릭(parametric) 기술로 도면의 반복되는 요소나 도각(title block)을 관리하면 생산성은 배가 된다. 즉, CAD에서 1번 클릭에 1개 라인만 그릴 수 있는 한계가  BIM에서는 1번 클릭으로 여러 객체를 조작하여 여러 개 라인을 동시에 보이게 할 수 있어,  1인 다(多)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외부 프리랜서를 이용한 1인 건축사사무소의 클라우드 생태계(자료제공=필자의 BIM특강 자료)
스마트건설을 위한 쌀은 BIM설계 데이터

왜 정부는 공공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건축사사무소들에게 BIM을 사용하라고 강제하는 것일까? 더군다나 건축사사무소에서 BIM을 사용한다고 가점이나 추가용역비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지급하면서까지 말이다. 그 이유는 정부는 스마트건설 활성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잡고 있고, 반도체가 4차 산업의 쌀이 듯, 건축사사무소가 만드는 BIM데이터가 스마트건설을 위한 쌀이기 때문이다. 

작고 단순한 건축물은 기존 CAD설계 방식에 비해 BIM설계의 혜택이 크지 않지만, 크고 복잡한 건축물의 BIM설계는 스마트건설을 통해 사회적 시간과 비용에 대한 혜택이 매우 크다. BIM설계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시공사, 유지관리 업체 등 후속 단계의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검토, 시뮬레이션 및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사는 절대 원하지 않지만, 정부나 발주처는 모든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설계 정보를 공유하길 원하고 있다.

미국 건축사사무소에서도 BIM설계는 정착되었지만, BIM데이터를 발주처에 납품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늘어나는 설계-시공통합발주(Design-build, turnkey), 통합프로젝트발주(IPD), 책임형 CM(Construction Management at Risk)처럼  시공사나 프리콘(Pre-construction)사가  조기에 선정되는 프로젝트는 발주처가 스마트건설을 위해 설계자의 BIM데이터를 시공사가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건설이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들은 발주처의 전문 BIM컨설턴트가 건축사의 BIM데이터와 시공사의 BIM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하게 일을 해야 저녁이 생긴다

필자가 최근에 발표자료 참여한 LH 공동주택 BIM컨퍼런스의 모토는 “Do the Smart Things!”이다. 공공주택 뿐만 아니라 설계, 시공, 운영 및 전 분야에서 우리는 이제 외부적으로 내부적으로 스마트하게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간 주변의 ICT 기술과 건설 프로젝트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사사무소는 컴퓨터가 빨라지고 모니터만 커졌을 뿐 일하는 방식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공동주택의 BIM통합설계을 통한 스마트일하기 워크샵 (자료제공=(주)어반플롯건축사사무소)
건축 설계의 창조적인 영역까지 일로 치환할 수 없지만, 성과물을 생산하는 방식은 스마트하게 변해야 한다. 스마트에 대해 건축사마다 다른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필자는 저녁 시간을 만드는 스마트하게 설계하기를 아래와 같이 정리한고자 한다.

1)   기계(프로그램)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사람이 하지 않는다.

2)   완성된 설계 결과물을 누군가 다시 검토하게 하지 않는다.

3)   도면의 주석은 수기를 모두 없애고 기호화 한다.

4)   3D모델, 2D도면, 일람표는 무조건 연동한다.

BIM설계를 통하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출처 : 건축사뉴스(http://www.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