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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교수칼럼) 내력벽과 비내력벽의 기준은 무엇일까?

date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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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학부 건축.도시계획학과 전재일교수님의 칼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1.taein.co.kr/community/consult/column/column_board_view.php?num=914&skey=&svalue=&total=8  참고하세요~



내력벽과 비내력벽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래 아파트의 창문은 내력벽에 있는 걸까요? 비내력벽에 있는 걸까요? 본 글을 다 읽어보고 판단해보시길 바랍니다.




(출처:부동산태인 제보자 )


구축 아파트에 사시는 독자분들 중에 인테리어를 해보시거나 계획하시는 분들은 ‘내력벽은 철거할 수 없다’라는 말을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시공사를 통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내력벽이란 ‘내력벽체’의 줄임말로 모든 연직하중(고정하중, 활화중)과 수평하중(풍하중, 지진하중)에 저항하는(견디는) 벽체입니다. 반대의미인 비내력벽은 견디는 용도가 아니라 다른 기능이나 프라이버시를 위해 공간(방)을 나누는 용도입니다.

그래서 내력벽은 건축설계사와 건축구조설계사가 법적 기준에 맞게 구조설계를 하고 철근콘크리트 같은 단단한 재료로 공사 초반 골조 공사에 완성됩니다. 하지만, 비내력벽은 골조 공사가 완료된 후 마감공사가 전에 가벼운 벽돌이나 석고보드 벽체로 인테리어 계획에 따라 자유롭게 시공합니다.



그림 .벽식구조 vs 기둥식구조(라멘구조) vs 무량판구조

(출처 : 부동산태인)


그럼 못하는 것을 더 하고 싶은 마음처럼, 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에 털고 싶은 벽들은 모두 내력벽일까요? 그것은 우리나라 아파트가 벽식구조로 일부 배관이나 배전반을 감추기 위한 일부 석고보드 벽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벽이 내력벽이기 때문입니다. 벽식구조는 바닥 밑에 부착된 보를 받치는 기둥으로 된 기둥식구조(라멘구조)와 달리 벽이 보와 기둥을 대신합니다. 아파트, 연립주택, 빌라 등 벽이 매우 필요한 공동주택을 제외한, 우리가 주변에 볼 수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 라멘구조입니다. 새로운 가게가 회사가 입주하면, 용도와 규모, 인테리어 컨셉에 따라 언제든 자유롭게 벽을 털어내고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 인류의 석조건축은 거의 벽식구조였습니다. 육중한 석축 벽은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단열효과로 외부 온도 차를 줄여주기도 했지만, 기술적으로 창문을 만들기가 어려워 환기나 채광에 불리했습니다. 20세기 들어 건축사와 구조 엔지니어들은 벽을 구조에서 자유롭게 하고자, 바닥의 하중을 모아주는 보와 보를 받치는 기둥, 즉 라멘구조를 대부분 건물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벽을 전면 유리로 하는 커튼월까지 등장하였습니다.



그림 .현대오피스빌딩

(출처 : freepik)


그럼 왜 아파트는 이런 라멘구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벽식구조를 채택했을까요? 그건 기둥과 보을 없애 더 많은 면적과 낮은 층높이를 확보해서, 결국 한정된 대지에 아파트 세대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함입니다. 또한 3~4인 가족 단위로 설계를 진행하다 보면 영역 분리와 프라이버시로 인해 벽이 매우 필요한데, 기둥까지 추가로 설치하면 가용면적이 대폭 줄어들고, 생활하기 불편합니다.


그래서 원체 공간 분리에 필요한 벽을 수직하중(중력)과 수평하중(바람 및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구조체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내력벽을 대칭으로 잘 구성하면, 기둥을 대신할 수도 있지만, 불법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옆집과 내력벽의 위치가 변경되거나 줄어든다면 벽체에 균열이 발생하며, 많은 균열로 인해 건물이 불안정하게 되어 붕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벽식구조는 주택에 적용하기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첫째, 내력벽을 타고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이죠. 아무래도 기둥보다는 (내력)벽이 맞닿는 면적이 많아서 더 많은 에너지가 전달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구조적으로 변경해서는 안 되는 벽들입니다. 자녀의 독립 등 가족구성이 변하거나, 직장은퇴, 전직 등 생활방식이 바뀌어 방의 크기나 위치를 바꿀 수 없습니다. 삶의 주기에 따라 공간을 바꿀 수 없어 결국 이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일부 건설사에서 기둥식구조(비내력벽)로 아파트나 주상복합을 짓는 사례들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층높이 확보를 위해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두번째 그림 참조)를 시도하다가 붕괴사고(아래 사진 참조)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9년도 중국 난창시 건설 사고현장


그럼 이제 처음 사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벽은 내력벽 중에서도 제일 큰 외력을 담당하는 외벽입니다. 아파트 내부에 기둥이 있거나, 설계 당시부터 창문을 설치하기 위해 보강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창문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벽입니다. 창문이 있던 자리의 철근과 콘크리트는 상부층의 수직하중을 아래층으로 전달해야 하고 수평하중에 버티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본 칼럼을 통해 독자님들께서 건축구조의 기능과 안전에 관한 관심을 두기를 바랍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부 매년 6월,12월 신편입생 모집'

세종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부 건축·도시계획학과 교수 전재일